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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팅·스피킹 11분 읽기

스피킹 6.0에서 7.0으로 (3) — 어휘와 문법

수업에서 제일 자주 말리는 게 "고급 표현 리스트"입니다. 100개 외워 가서 시험장에서 세 개 정도 억지로 끼워 넣으면, 그 세 개 때문에 오히려 부자연스러워집니다. 밴드 7의 어휘 기준은 얼마나 어려운 단어를 아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유연하게 쓰느냐입니다. 이번 편은 그 차이를 문장 단위로 봅니다.

어휘 점수는 "유연함"을 봅니다

밴드 7의 어휘 설명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어휘를 유연하게 써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덜 흔한 표현을 쓰되 가끔 부적절한 선택이 있으며, 바꿔 말하기(paraphrase)를 효과적으로 한다.

세 가지 중에 한국 수험생이 가장 약한 건 세 번째, 바꿔 말하기입니다.

시험장에서 단어가 막히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문제는 막혔을 때 어떻게 하느냐입니다. 6.0은 거기서 멈추거나 한국어를 섞습니다. 7.0은 우회합니다.

(단어가 생각 안 날 때)
✗ It's a... um... 아 뭐지... a thing for...
✓ It's a kind of tool people use to... you know, when you need to open a bottle.

병따개라는 단어를 몰라도 이렇게 말하면 어휘 점수가 올라갑니다. 채점표가 정확히 이걸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수업에서 일부러 어려운 단어를 빼고 설명하게 시킵니다.

쓰면 손해인 표현들

말하기에서 쓰면 오히려 어색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라이팅용 표현입니다.

쓰지 마세요대신 이렇게
Moreover, / Furthermore,On top of that, / And another thing is...
In my opinion, I think that...I'd say... / Personally, ...
It is a well-known fact that...Everyone knows that... / I think most people would agree...
I would like to talk about...I'm going to talk about... / Let me tell you about...

"In my opinion, I think"은 겹말입니다. 이런 게 한두 개 나오면 채점관이 준비된 답변이라고 판단하고, 그때부터는 나머지도 의심하며 듣습니다.

대신 챙길 것: 자연스러운 구어 덩어리

밴드 7에서 실제로 점수가 되는 건 원어민이 대화에서 쓰는 덩어리 표현들입니다.

  • to be honest / to tell you the truth
  • it drives me mad / it's a bit of a pain
  • I'm not too fussed about it (별로 신경 안 쓴다)
  • it's not really my cup of tea
  • I ended up ~ing (결국 ~하게 됐다)
  • I'd rather ~ than ~
  • That's when it hit me that...

주의할 게 하나 있습니다. 이런 표현은 뜻만 알면 안 되고 어디에 쓰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It's not my cup of tea"를 심각한 사회 문제에 붙이면 이상합니다. 취미나 음식 이야기에 씁니다. 부적절한 사용은 밴드 6의 특징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문법: 복문 세 종류면 충분합니다

GRA에서 밴드 7은 "복잡한 구조를 여러 개 쓰고 오류 없는 문장이 자주 나온다"입니다. 여러 개라고 해서 열 가지 문법을 다 꺼내라는 뜻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세 종류만 안정적으로 나와도 됩니다.

하나, 관계사절

가장 자연스럽게 문장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I have a friend. He works in Singapore. He always tells me about it.
→ I have a friend who works in Singapore, and he's always telling me about how different the pace of life is there.

둘, 조건·가정

Part 3에서 특히 유용합니다. 의견을 말할 때 단정하지 않고 여지를 남길 수 있어서 내용도 좋아집니다.

If the government spent more on public transport, fewer people would drive.
If I had started earlier, I wouldn't have been so rushed.

두 번째 문장 같은 과거 가정법이 한 번 나오면 GRA에서 확실히 눈에 띕니다. 다만 억지로 끼워 넣으면 티가 나니, 후회나 아쉬움을 말하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쓰세요.

셋, 분사·전치사구로 앞머리 바꾸기

문장을 항상 주어로 시작하면 단조롭습니다.

Having lived in Busan for ten years, I still get lost sometimes.
After finishing my degree, I took a year off.
Compared to my hometown, Seoul feels enormous.

이 세 개면 충분합니다. 대신 정확해야 합니다. 복문을 시도했는데 다 틀리면 밴드 6의 전형입니다("complex structures... errors").

한국 수험생이 반복해서 틀리는 다섯 가지

수천 장의 첨삭 원고에서 거의 매번 나오는 것들입니다.

1. 관사. "I went to hospital for see doctor." 한국어에 없는 개념이라 인식 자체가 안 됩니다. 다만 스피킹에서 관사는 상대적으로 덜 치명적입니다. 시간이 부족하면 뒤로 미뤄도 됩니다.

2. 3인칭 단수 -s. "My brother work in Busan." 이건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 문장마다 나오는 데다 채점관 귀에 확실히 걸립니다.

3. 시제 일치. "Yesterday I go to the gym and it was closed." 앞뒤가 어긋납니다. Part 2 과거 이야기를 할 때 특히 자주 무너집니다.

4. 셀 수 있는 명사와 없는 명사. "many informations", "many advices", "I have many homeworks." 정보, 조언, 숙제, 가구, 장비는 복수형이 없습니다.

5. 전치사. "discuss about", "explain me", "I'm interested to". 각각 discuss, explain to me, interested in입니다. 자주 쓰는 동사 스무 개의 전치사만 정리해도 오류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이 다섯 개 중에 본인이 뭘 주로 틀리는지 아세요? 모른다면 1편의 받아쓰기부터 하셔야 합니다. 자기 오류 목록 없이 문법책을 처음부터 보는 건 시간 낭비입니다.

정확도를 올리는 현실적인 방법

문법을 "공부"해서 스피킹 정확도가 오르는 경우는 드뭅니다. 아는 것과 말할 때 나오는 것 사이의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 방법이 잘 듣습니다.

자기 문장 교정 루틴

  1. 2분 답변을 녹음하고 받아 적는다.
  2. 틀린 문장에만 표시한다. (혼자 못 찾으면 첨삭을 받는다.)
  3. 틀린 문장을 고쳐서 다시 쓴다.
  4. 고친 문장을 소리 내어 다섯 번 말한다.
  5. 다음 날 같은 질문에 다시 답한다.

5번이 있어야 완결됩니다. 같은 질문에 다시 답하면 어제 고친 문장이 그 자리에서 나옵니다. 그 경험이 쌓이면 그 구조가 몸에 붙습니다. 저는 이걸 수강생들에게 "같은 질문 두 번 원칙"이라고 부릅니다. 새 질문 열 개보다 한 질문 두 번이 훨씬 남습니다.

정리

  • 어려운 단어를 넣는 게 아니라, 막혔을 때 우회하는 능력이 어휘 점수입니다.
  • 라이팅 연결어를 말하기에 가져오지 마세요. 오히려 감점 신호입니다.
  • 관계사, 가정법, 분사 세 가지만 정확하게 쓰면 GRA 7은 충분합니다.
  • 문법책이 아니라 본인 오류 목록으로 공부하세요.

다음 편에서는 Part 3와 발음, 그리고 시험 당일 운영을 다룹니다. 6.5에서 7.0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0.5는 대부분 Part 3에서 갈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디엄(idiom)을 많이 쓰면 점수가 오르나요?

밴드 7 이상에서 관용 표현 사용이 언급되기는 하지만, 어색하게 쓰면 오히려 부적절한 어휘 선택으로 감점됩니다. 개수를 채우려 하지 말고 본인이 뜻과 쓰이는 상황을 정확히 아는 표현 대여섯 개만 자연스럽게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문법 실수를 하면 바로 고쳐야 하나요, 그냥 넘어가야 하나요?

의미가 통했다면 넘어가는 편이 낫습니다. 매번 되돌아가서 고치면 유창성 점수가 통째로 내려갑니다. 꼭 정정하고 싶다면 문장을 다시 시작하지 말고 다음 문장에서 자연스럽게 바로잡으세요.

어휘를 늘리려면 단어장을 외우는 게 맞나요?

눈으로 아는 어휘와 입에서 나오는 어휘는 별개입니다. 단어를 외울 때 뜻만 적지 말고 본인 이야기에 넣은 예문을 한 문장씩 만들어 소리 내어 말해 보세요. 같은 단어를 자기 문장에서 열 번쯤 써 봐야 시험장에서 나옵니다.

라이팅·스피킹처럼 혼자서는 약점이 잘 안 보이는 영역도 있습니다. 강사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