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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 Speaking 9 min read

스피킹 6.0에서 7.0으로 (1) — 왜 6에서 멈추는가

6.0을 세 번 받고 오신 분들이 상담에서 제일 먼저 하는 말이 거의 똑같습니다. "할 말이 없어요." 그런데 녹음을 들어 보면 할 말이 없어서 막힌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은 할 말을 영어 문장으로 바꾸는 속도가 시험 속도를 못 따라가는 겁니다. 이 시리즈 첫 편에서는 고치기 전에 먼저 정확히 어디가 새고 있는지부터 잡습니다.

6.0과 7.0 사이에 실제로 뭐가 있나

스피킹 점수는 네 항목을 각각 매긴 뒤 평균 냅니다. 네 항목이 정확히 25%씩입니다.

  • Fluency and Coherence (FC) — 얼마나 끊기지 않고, 얼마나 말이 이어지는가
  • Lexical Resource (LR) — 어휘를 얼마나 넓고 정확하게 쓰는가
  • Grammatical Range and Accuracy (GRA) — 문장 구조가 다양한가, 그리고 맞는가
  • Pronunciation (P) — 알아듣기 쉬운가

여기서 많이들 오해하는 게 있습니다. 네 항목이 다 7이어야 7.0이 나오는 게 아닙니다. 7, 7, 6, 7이면 6.75, 반올림해서 7.0입니다. 반대로 7, 7, 6, 6이면 6.5에서 끝납니다. 즉 두 항목이 6에 묶여 있으면 아무리 다른 데를 갈아도 7.0이 안 나옵니다. 6.0에서 오래 정체된 분들은 보통 GRA와 LR 두 개가 동시에 6에 걸려 있습니다.

항목밴드 6의 모습밴드 7의 모습
FC길게 말하려는 의지는 있지만 반복·자기수정으로 흐름이 끊김눈에 띄는 노력 없이 길게 말함. 연결어를 상황에 맞게 골라 씀
LR익숙한 주제는 충분히 말함. 바꿔 말하기(paraphrase)는 잘 안 됨덜 흔한 표현을 시도함. 단어가 막혀도 우회해서 설명함
GRA단문과 복문을 섞지만 복문에서 실수가 잦음복잡한 구조를 여러 개 쓰고, 오류 없는 문장이 자주 나옴
P대체로 알아들을 수 있으나 강세·억양이 단조로움세부 발음이 흔들려도 이해에 부담이 없음

7의 GRA 설명에 "frequent error-free sentences"라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문장이 6과 7을 가르는 가장 정직한 기준이라고 봅니다. 어려운 문장을 몇 개 던졌느냐가 아니라, 틀리지 않은 문장이 답변 안에 자주 등장하느냐입니다.

3분이면 진단이 끝납니다

수업 첫 시간에 늘 시키는 게 있습니다. 휴대폰 녹음 켜고, Part 2 큐카드 하나 골라서 1분 준비하고 2분 말하기. 그리고 그 2분을 그대로 받아 적습니다. 받아쓰기가 귀찮아서 안 하시는데, 사실 이 작업 없이는 본인이 뭘 하는지 절대 모릅니다. 귀로 들으면 "그럭저럭 했네" 싶고, 글자로 보면 처참합니다.

받아 적은 다음 딱 네 개만 세세요.

  1. 필러 개수 — um, uh, you know, like, 그리고 한국인 특유의 "어…". 2분에 15개가 넘으면 FC가 6을 못 넘습니다.
  2. 자기수정 횟수 — "I go… I went…" 처럼 뱉었다가 고친 것. 문법을 고치려다 흐름을 깨는 겁니다. 5회 이상이면 문제입니다.
  3. 오류 없는 문장 비율 — 문장 단위로 끊어서, 문법·관사·시제 다 맞은 문장이 몇 개인가. 전체의 절반이 안 되면 GRA는 6입니다.
  4. 가장 긴 문장의 단어 수 — 12단어를 넘는 문장이 하나도 없으면 복문을 안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네 숫자를 노트에 적어 두세요. 2주 뒤에 같은 방식으로 다시 재면 본인이 늘었는지 아닌지가 감이 아니라 숫자로 나옵니다.

6.0에서 걸리는 다섯 가지 전형

14년 동안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봤습니다. 6.0 답변은 놀랄 만큼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하나, 문장이 다 끝나버린다

Q: Do you like cooking?
A: Yes, I like cooking. I cook every weekend. It is fun.

세 문장 다 맞습니다. 틀린 게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6.0입니다. 정보가 세 덩어리인데 서로 연결이 없고, 하나하나가 완결돼서 대화가 자꾸 끊깁니다. 시험관 입장에서는 계속 다음 질문을 꺼내야 합니다.

7.0으로 가는 답변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A: I do, though it depends on my mood. On weekdays I just throw something together in ten minutes, but on Sundays I actually enjoy taking my time with it — last week I spent nearly two hours making a stew that my mum used to make.

문장이 세 개에서 두 개로 줄었는데 정보량은 두 배입니다. though, but, that절로 붙였고, 구체적인 사례(지난주, 두 시간, 엄마)가 들어갔습니다.

둘, because 하나로 버틴다

연결어가 because, and, so 세 개뿐인 답변이 정말 많습니다. FC 항목에는 "range of connectives and discourse markers"라는 말이 들어 있습니다. 종류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moreover, furthermore 같은 걸 말로 하라는 게 아닙니다. 그건 오히려 어색합니다. 말할 때 쓰는 것들은 따로 있습니다.

  • 이유: the reason being, that's mainly because, partly because
  • 대조: whereas, then again, having said that
  • 예시: say, for instance, take my brother — he...
  • 시간: back when I was..., these days, up until last year

셋, 아는 단어인데 입에서 안 나온다

단어장에서 본 단어와 말할 때 튀어나오는 단어는 완전히 다른 저장소에 있습니다. 눈으로 아는 어휘(수동 어휘)를 입으로 나오는 어휘(능동 어휘)로 옮기려면 그 단어를 본인 이야기 안에서 열 번 정도 써 봐야 합니다. 단어 옆에 뜻만 적어 두면 시험장에서 절대 안 나옵니다.

넷, 시제가 흔들린다

Part 2는 대부분 과거 경험을 묻습니다. 그런데 30초쯤 지나면 현재형으로 돌아옵니다. "Last summer I go to Busan and it is very hot." 이 한 문장 때문에 GRA가 6에 묶입니다. 한국어에는 시제 일치라는 개념이 약해서 생기는 문제라, 의식적으로 훈련하지 않으면 안 고쳐집니다.

다섯, 외운 티가 난다

암기 답변은 시험관이 3초면 압니다. 갑자기 억양이 평평해지고, 속도가 빨라지고, 질문과 미세하게 어긋납니다. 채점표에도 "memorised language"에 대한 경고가 있습니다. 문장을 통째로 외우지 말고, 틀(뼈대)만 외우고 내용은 그때그때 채우는 방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이건 2편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6.5에서 7.0으로 못 넘어가는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6.5가 여러 번 나온 분은 위의 다섯 가지 중 대부분을 이미 통과한 상태입니다. 이때 걸리는 건 거의 항상 둘 중 하나입니다.

Part 3에서 무너지거나, 정확도가 아슬아슬하거나입니다. Part 1, 2는 잘 넘어가는데 Part 3에서 답이 두 문장으로 짧아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추상적인 질문("Do you think governments should fund the arts?")이 나오면 갑자기 한국어로 생각하기 시작하고, 그러면 끝입니다. 4편에서 이 구간만 따로 다룹니다.

이번 주에 할 것

거창한 계획 세우지 마시고 이것만 하세요.

  1. 큐카드 3개로 2분 답변 녹음. 세 개 다 받아쓰기.
  2. 위의 네 숫자 기록.
  3. 오류 없는 문장에 형광펜. 그 문장들의 공통점을 찾기. (대부분 짧고 단순한 문장일 겁니다. 그게 지금 본인의 안전 구역입니다.)
  4. 오류가 있던 문장 중 다섯 개만 골라서 고친 뒤, 고친 문장을 소리 내어 다섯 번 말하기.

4번이 핵심입니다. 틀린 걸 아는 것과 입이 기억하는 건 다릅니다. 눈으로 확인하고 넘어가면 다음 시험에서 똑같이 틀립니다.

다음 편에서는 FC, 그러니까 끊기지 않고 길게 말하는 문제를 다룹니다. Part 1은 몇 초, Part 2는 어떤 순서로 채우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정리하겠습니다.

Frequently Asked Questions

스피킹만 6.0이고 나머지는 7.0인데, 스피킹만 다시 보면 안 되나요?

아이엘츠는 한 영역만 다시 보는 One Skill Retake 제도를 운영하는 시험장이 있습니다. 다만 성적을 제출할 기관이 이 재응시 성적을 인정하는지가 기관마다 다릅니다. 응시 조건과 60일 제한, 그리고 한 영역만 올려서 목표에 닿는지 계산하는 법은 One Skill Retake 가이드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특히 이민 목적이라면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접수 전에 제출처 요건을 먼저 확인하세요.

녹음을 들어 보면 제 발음이 너무 안 좋은데, 발음부터 고쳐야 할까요?

6.0에서 정체된 분들 중 발음이 진짜 병목인 경우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발음은 25%짜리 한 항목이고, 채점 기준도 원어민처럼 들리느냐가 아니라 알아듣는 데 부담이 없느냐입니다. 녹음을 다른 사람에게 들려줬을 때 되묻는 부분이 없다면 발음은 일단 두고, 문법 정확도와 답변 길이부터 잡는 편이 점수는 훨씬 빨리 오릅니다.

혼자 진단하는 게 어렵습니다. 뭐가 틀렸는지 모르겠어요.

본인이 모르는 오류는 스스로 못 찾는 게 당연합니다. 특히 관사, 전치사, 시제 일치는 한국어에 대응 개념이 없거나 약해서 인지 자체가 안 됩니다. 이럴 때는 받아쓴 원고를 통째로 보여 주고 표시를 받는 편이 빠릅니다. 원고 한 장이면 본인의 오류 패턴은 대개 세 종류 안쪽으로 좁혀집니다.

Some skills — writing and speaking especially — are hard to judge on your own. About the instructor